이상민 장관 이태원 분향소 도둑 조문 논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설 연휴 첫날 21일 예고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도둑 조문을 했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에 따르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21일 오전 10시40분경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근처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를 방문했습니다

이상민 장관은 헌화 후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유가족을 찾았고, 한 유가족을 만나 “ 젊은 청년들을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여러 번 말씀을 드렸는데 한번만 만나서 얘기를 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현장에 있던 유가족은 두명 뿐이었다고 합니다.

유가족과 시민단체가 “해야 할 일 안 해놓고 이제 와서 얘기를 한다면 어떤 얘기를 하겠다는 거냐”, “국정조사 결과 책임을 지지 못한 이상민 장관이 사퇴하길 요구하고 있다”고 항의하자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3분 만에 자리를 떴습니다.

 

앞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 측은 이상민 장관으로부터 조만간 합동 분향소를 방문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으나 “응당한 책임을 지겠다는 말 없이는 오지 말아달라”고 답변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상민 장관은 방문 날짜와 시간을 고지하지 않은 채로 이날 방문해 도둑 조문을 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 또한 지난달 19일에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를 예고 없이 방문했다가 5분도 채 있지 못하고 자리를 떴습니다.

 

이에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성명서를 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의도적으로 시민들과 유가족들이 가장 없을 것 같은 날을 골라 시민분향소를 방문한 것으로 추측된다”라며 “진정으로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싶었다면 이 장관은 어떠한 소통도 없이 설 연휴 전날에 몰래 분향소를 방문해 도둑 조문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 11월 유가족 개별과의 비공식적 만남만을 요구하며 유가족협의회와의 전체 만남은 거부를 했다. 더불어 이번 도둑 조문 이전 유가족협의회와의 어떤 공식적인 만남도 협의한 적이 없다”며 “마치 행안부와 만나지 않는 것의 책임이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에게 있는 듯 이야기한 이상민 장관의 발언에 실소만 나온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식적으로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에 직접적으로 책임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한 뒤 조문을 하는 게 마땅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